“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유은실의 단.짠.단.짠 위로


한국어린이도서상, IBBY 어너리스트 수상작가 유은실의 신작 청소년 소설.
약 3년 만에 발표되는 이번 새 청소년 소설 『순례 주택』에도 독특한 캐릭터, 유머, 촌철살인의 진한 메시지까지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코믹 발랄한 캐릭터 설정과, 순례 주택을 둘러싼 한바탕 대소동은 기발하면서도 유쾌하다.
아동청소년의 경계를 훌쩍 넘으며 모든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 내온 ‘유은실 월드’의 또 하나의 성취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은 막 가는 수림이네 네 식구가 쫄딱 망한 뒤,
돌아가신 외할버지의 옛 여자친구의 빌라‘순례 주택’으로 이사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솔직하지 못한 엄마, 누군가에게 얹혀사는 데 일가견 있는 아빠,
라면은 끓일 줄 모르고 컵라면에 물만 겨우 부을 줄 아는 고등학생 언니까지,
졸지에 망한 수림이네 가족은 평소 업신여기던 순례 주택으로 이사 오게 된다.

“온실 밖으로 나와 세상에 적응하게끔” 훈련시켜 주려는 순례 씨의 원대한 계획이 시작된 것이다.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순례 주택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림이네 가족은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그동안 쓴 작품 속 인물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이 뭔가요?” 하는 질문을 받곤 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을 콕 집어 말할 수가 없었다. 이젠 할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은 ‘김순례’다. ‘순례(巡禮)’라는 이름이 가진 자유가 좋다.
삶에서 닥치는 어려움을 ‘실패’보다는 ‘경험’으로 여길 수 있는, 부와 명예를 위해 발버둥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괴롬과 죄가 있는 곳’에서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름, 순례.
오랫동안 아껴온 이름을 꺼내 『순례 주택』을 썼다.
기성세대가 망가뜨린 지구별에서 함께 어려움을 겪는 어린 순례자들에게 미안하다.
살고 있는 집의 가격이나 브랜드로 사람을 구별 지으려는 어른들의 모습은, 어린 순례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어린 순례자들에게 순례 주택이 알베르게 같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산티아고 순례길 어느 작은 마을, 지친 몸과 마음을 녹인 알베르게 같은 글로 기억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_ 작가의 말 중에서